올여름 꼭 가봐야 할 베트남 도시 3곳 (푸꾸옥, 냐짱, 후에) 놓치지 말자.
유난히 지쳤던 상반기를 지나, 숨을 고를 시점이 찾아왔다. 그렇게 단 한 번뿐인 여름휴가가 다가온다. 단순한 휴식이 아닌, 스스로를 돌아보고 삶의 속도를 잠시 멈추는 시간. 그래서 8월의 여행은 다른 계절보다 더 깊은 의미를 가진다.
그렇다면 어디로 떠나야 할까. 복잡한 도심이 아닌, 자연이 품어주는 여유와 낯선 풍경이 기다리는 곳. 베트남은 그 조건을 완벽히 충족한다. 특히 다낭을 제외하고도, 진짜 매력을 지닌 도시들이 존재한다. 푸꾸옥, 냐짱, 후에. 이름은 익숙하지 않아도, 이들 도시는 오히려 익숙한 관광지보다 더 오래 기억될 여행지를 선사한다. 푸꾸옥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실제로 각 도시 탐방을 경험 삼아 추천한 이곳들이 누군가에게 또다시 특별한 경험으로 남기를 바란다. 이번 여름이, 반복된 하루 중 하나가 아닌 ‘인생의 한 장면’으로 남길 바란다.
푸꾸옥 – 베트남의 몰디브, 제주도 같은 매력을 지닌 섬
푸꾸옥은 베트남 남서쪽 해안에 위치한 섬으로, 현지인과 여행객 사이에서 ‘베트남의 몰디브’라 불릴 만큼 청정한 바다와 고운 백사장을 자랑한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제주도처럼 편의시설이 갖춰진 섬으로서 깊은 끌림을 전하는 장소다. 이국적인 분위기와 고요한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완벽한 선택지가 된다.
푸꾸옥은 상업화가 덜 되어 자연 그대로의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붐비는 다낭과는 달리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롱비치(Long Beach)는 이 섬의 대표 해변으로, 일몰 시간이 되면 붉은 태양이 바다와 하늘을 가득 채우며 장관을 만들어낸다. 단지 사진으로는 표현되지 않는 진짜 풍경이 바로 이곳에 존재한다.
호찌민시나 하노이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 내외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또, 최근에는 '한 달 살기 푸꾸옥'이라는 키워드가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오래 머물수록 더 많은 매력을 발견하게 되는 도시다. 실제로 디지털 노매드, 프리랜서, 장기 여행자들 사이에서 푸꾸옥은 베트남 최고의 거주형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
푸꾸옥에서는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카약 등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푸꾸옥페퍼 농장에서 직접 후추를 채취하거나, 현지 시장에서 베트남 특산 피시소스를 맛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빈펄 리조트 단지와 사파리, 워터파크까지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푸꾸옥은 여행지 이상의 공간이다. 조용한 아침, 바닷바람, 석양,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마음속 깊이 각인되는 여름을 만들어준다.
냐짱 – 관광과 휴양을 모두 만족시키는 해안도시
냐짱은 베트남 중남부 해안에 자리한 도시로, 깔끔한 리조트와 자연 해변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이다. 다낭보다 상대적으로 덜 붐비면서도,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온다.
8월의 냐짱은 우기를 지나며 짧은 비가 자주 내리긴 하지만, 대부분 소나기 형태로 그친다. 비가 지난 후의 하늘은 맑고, 덥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기에 휴양지로는 부족함이 없다.
도심과 해변이 가까워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고, 길을 걷다 보면 해변 카페, 마사지 숍, 맛집 등이 즐비하다. 탁 트인 바다와 넓은 백사장을 눈앞에 두고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해변에서 일출을 감상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에서의 피로가 씻겨 내려간다.
웰니스 여행지로도 각광받는 냐짱은 머드 온천 체험이 가능하다. 탑바 온천에서 몸을 담그면 피부는 부드러워지고, 몸은 노곤해진다. 아이를 동반했다면 빈펄랜드로 이동해 워터파크와 놀이기구를 즐기는 것도 좋다.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경험은 여행의 백미다.
물가 또한 저렴해 마사지, 식사, 숙박 등 모든 항목에서 가성비가 뛰어나다. 번잡한 도시의 리조트보다 차분하고 깔끔한 휴식을 원한다면 냐짱이 정답이다.
후에 –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고도
후에는 과거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였던 응우옌 왕조의 수도로, 지금도 그 찬란했던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다른 도시들과 달리 후에는 사람을 조용히 걷게 만든다. 화려하진 않지만, 조용하고 깊은 여운을 주는 도시다.
후에의 중심에는 후에 황궁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곳은, 웅장함과 섬세함이 공존하는 전통 건축물로 가득하다. 천천히 황궁의 돌길을 걷다 보면, 한 시대를 통치했던 왕조의 숨결이 전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또한 티엔무 사원, 투득 황제릉 등 주변의 유적지들도 걸어서 이동 가능할 만큼 가깝다. 도시는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깨끗하며, 관광객의 발길도 적어 마음껏 사색하며 여행할 수 있다. 이곳은 빠르게 소비되는 여행이 아니라, 천천히 곱씹는 여행을 위한 도시다.
후에는 음식도 빼놓을 수 없다. 분보후에는 매콤하면서도 진한 육수의 풍미가 인상적인 전통 국수로, 후에를 대표하는 맛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하고 깊은 맛이 혀끝을 감싼다.
바다도, 고궁도, 미식도 모두 갖춘 '후에'는 여유로운 여름을 보내기에 완벽한 도시다. 도시를 떠나고 나서야, 왜 이 도시가 그리운지를 비로소 알게 된다.
8월은 지나간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기억은 남는다.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했느냐에 따라 그 여름의 온도는 달라진다. 푸꾸옥, 냐짱, 후에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우리의 감정과 기억, 쉼과 회복이 공존하는 특별한 무대다.
이번 여름, 당신이 선택한 장소가 삶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익숙한 도시를 벗어나, 새로운 풍경 속에서 낯선 나를 마주해 보길, 여행은 결국 돌아오지만, 그 시간이 만든 감정은 오래도록 머문다. 이 여름을 평생 간직하고 싶다면, 이제 그곳으로 떠나야 한다.